2008 필사 시

고정희 시집........둘째거리-본풀이 마당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1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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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거리-본풀이 마당


여자가 무엇이며 남자 또한 무엇인고

1. 천황씨 속에서 여자가 태어날 때


아하 사람아
여자가 무엇이며 남자 또한 무엇인고
바늘 간 데 실 가고
별 뜨는 데 하늘 있듯
남자와 여자가 한짝으로 똑같이
천지신명 속에 든 사람인지라
높아도 안되고 낮아도 안되는
우주전체 평등한 저울추인지라
청황씨 속에서 여자가 태어나고
지황씨 속에서 남자가 태어날 제
히황씨와 천황씨 둘도 아닌 한몸 이뤄
천지공사간 맞들고 번창하고 운수대통하야
천대 만대 사람의 뜻 누리라 하였을 제
여자 남자 근본은 제 안에 있는지라
사람의 뜻이 무엇인고 하니
팔만사천 사바세계 생로병사
어머니 태아 주신 융기를 나눔이라
태산의 높이를 헤아려
어머니 닦아주신 대동을 받듦이라
영락없는 동지요 영락없는 배필삼아
속았구나 하면서 속지 않고
밟혔구나 하면서 밟히지 않는
어머니 품어주신 생명을 지킴이라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고
내처 안타깝지 않은 목숨 없는
어머니 길러주신 존엄을 누림이라

2. 대장부와 아녀자로 차별짓는 그날부터


한치 앞도 못 가리는 인생유한
앞뒤 뒤죽박죽 우리 인생
불의없는 세상 어디 있으며
눈물없는 한평생이 어디 있던가
한 많은 세상살이 바람 잘 날 없다지만
진자리 마른자리 가리시는 우리 어머니
천금 같은 여손들아
만금 같은 자손들아
순리대로 따르고 천리대로 살자 할 제
여자 위에 사람 있어 천하대장부요
남자 아래 사람 있어 아녀자 소인배라
태장부와 아녀자로 차별짓는 그날부터
여자 위에 올라앉는 남정네 오장육부에
출생 당시 없었던 보따리 하나 생겨났는디

앉았다 하면 여자에게 명령하는 보따리
섰다 하면 여자에게 매질하고 약탈하는 보따리
여자 위에 올라앉아 오만 떠는 보따리
여자 아래 내려앉아 짓밟는 보따리
여자 벗겨놓고 제비뽑는 보따리
여자 울부짖음에 능청떠는 보따리
일어서는 여자에게 물 끼얹는 보따리
늠름한 여자에게 재 뿌리는 보따리
아름다운 여자 보면 침 흘리고
정 많은 여자 골라 말아먹는 보따리
채찍 휘둘러 불행을 만들고
병거의 줄로 죄를 잡아당기는 보따리

만만하면 침략하고 여차하면 투기하고
자나깨나 출세욕에 호시탐탐 파당 짓고
살인도 불사하고 전쟁폭력 당연지사
왔다 하면 칼질이요 갔다 하면 총질이라
권좌 앉는 놈이 주인이요
여자 알기 마른 명태 두들기는 채찍쯤으로
아는 놈이 천하대장부라
머리에 음모 쓰고 가슴에 술수담고
가는 곳마다 헤게모니
오는 곳마다 부정부패
있는 대로 수거하고 없는 대로 지신밟아
집뺏기 땅뺏기 밥줄뺏기 목숨뺏기
상하우열 구분 짓고 좌우귀천 조직하야
천상천하 남자독존 사생결단 살아낼 제
이게 사람인지 짐승인지 가축 사는 세상인지
밤낮이 구분없고 선악이 간 데 없으니


3. 평등없는 너희 집이 흉가가 되리라


집을 연달아 차지하고
땅을 차례로 사들이는 자들아
빈터 하나 남기지 않고 온 세상을
혼자 살 듯이 차지하는 자들아
평등없는 너희 집이 흉가가 되리라
인기척없는 집에 임종을 맞으리라
새벽부터 독한 술을 찾아 나서고
밤늦게마저 술독에 빠져 있는 자들아

변변찮은 남자하고
일평생을 살자하니
효부열녀 수절정절 현모양처 청상과부
여자 일평생에도 혹따리가 생겼구나
혈통 지키는 씨받이따리
가문 지키는 문전따리
전답 지키는 청지기따리
조상 지키는 선영따리
어른 받드는 복종따리
남편 받드는 순종따리
장자 받드는 희생따리
자손 받드는 수발따리
대소 가내 일가친척 우애따리
이웃 동기 형제지간 화목따리
가난이면 내 박복이요 부귀영화면 조상덕이라
앉으면 앉은 대로 서면 서는 대로
관청마당 돌아가고
권력마당 고개 숙여
식자우환 멀리하고
바깥세상 기피하야
바늘방석이면 올라앉고
솜방석이면 내려앉아
고생바가지 먼저 쓰고
땀바지기 들쳐 업어
벙어리 삼년 세월 듣자판
귀머거리 삼년 세월 참자판
눈멀어 삼년 세월 말자판
여자 한 몸에 이고지고 세상 시름 넘어갈 제
만석꾼인들 무엇하며 금은보화면 무엇하리
억어를 보았나 입어를 보았나
굴비구이 발라 주고 오골계탕 뼈 추리고
보약이면 달여 주고 곰탕이면 고아 주고
솜옷이면 대령하고 영주옷이면 다듬이질하고
달란 대로 준비하고 남는 대로 보관하고
육탈 덜 된 무덤같이 세상 한번 번창하니
바람막이 추위막이 재앙막이
하루가 멀다 하고 액땜 재수땜 부정땜으로
허리가 휘어지신 우리 어머니
가죽만 남으신 채 논두렁에 엎드리신 우리 어머니
하루 세끼 추스르기 발바닥에 불이 난 우리 어머니
당산나무 그늘 아래 구슬땀 훔치시며
맘에 없는 탄식으로 천하를 울리신다


4. 아가 나 죽거든 랄린 따라오나 봐라


아가 아가 며늘아가
내 말 좀 들어봐라
나 죽거든 제링 먼저 이내 가슴 열어봐라
간이 녹아 한강수요

쓸개 녹아 벽계수라
간과 쓸개 무사한가 어디 한번 꺼내 봐라
여자 평생 살림 평생 아니더냐
뒷방살림 안방살림 부엌살림 광방살림
들밭살림 허드렛살림 집안살림 바깥살림
나 죽거든 저승까지 살림 뒤따라오나 봐라

5. 남누리 북누리 사무치는 어머니여


아하 사람아
여자 일생이 무엇이며 해방이 무엇인고
후천개벽 목숨줄이 다 제구실에 들어 있는지라
여자 위에 사람 없고 여자 아래 사람 없어
앞앞이 평등세상 이루는 삶인지라
여자 남자 사람으로 평등하게 살자 할 제
남누리 북누리 사무치는 어머니여,
내치소서 내치소서
원갖 잡귀 내모소서
여자 위에 팽감 친 가부장권 독재귀신
아내 위에 가부좌 튼 군사정권 폭력귀신
며느리 위에 군림하는남편우대 상전귀신
딸들 위에 헛기침하는 아들유세 전통귀신
여손 위에 눌러앉은 부계혈통 조상귀신
천리로 방송하고 만리 밖으로 예방하소서
여자 일생 우려먹는 오적귀신
여자 일생 후려치는 억압귀신
여자 일생 피 짜내는 착취귀신
여자 일생 눈물 빼는 감옥귀신
한칼에 목을 베고 단칼에 뿌리뽑아
허허공중 잿더미로 날게 하사이다
망설임없이 주저앉아
지구끝으로 내몰아주사이다
앞도 보지 말고 뒤도 보지 말고
허허공중 잿더미로 날게 하사이다

6.억조창생 강물로 흘러가게 하사이다


그리하여 이 땅에 해방된 남녀끼리
쟁반에 물 담은 듯 화반에 꽃 담은 승
둘에서 하나로 하나에서 백으로
받들어주며 껴안아주며
기대주며 밀어주며
맺힌 고는 풀어주고
갇힌 문은 열어주고
상하좌우 귀천없이 남녀노소 우열없이
순풍에 돛달고 초원에 말 달리듯
우리 사람 한가슴 어께동무하는 세상
부끄럼타는 사람 부끄러운 성미대로
활달함 많은 사람 활달함 많은 대로
능력 있는 사람 능력 있느 대로
어리숙한 사람 어리숙한 천성대
생사고락 맞들며 윗돌 되고 아랫돌 되어
평등평화 자유민주 누려 살게 하사이다
귀한 남자 귀한 여자
차별없이 부정없이
투기없이 폭력없이
통일조국 성취하야 백두 연봉 보듬을 제
해방 여손 자손 앞앞이 북돋우사
억조창생 강물로 흘러가게 하사이다
어머니강물 윌 강물 흘러가게 하사이다
(-어 쳐라, 어머니강물 나가신다)


07.12.28/ 저녁 4시 16분 시작 -- 5시 3분 에 다 씀...
*따리 - 남의 마음을 사려고 알랑알랑하면서 비위를 맞추는 말이나 짓.둘째거리-본풀이 마당


여자가 무엇이며 남자 또한 무엇인고

1. 천황씨 속에서 여자가 태어날 때


아하 사람아
여자가 무엇이며 남자 또한 무엇인고
바늘 간 데 실 가고
별 뜨는 데 하늘 있듯
남자와 여자가 한짝으로 똑같이
천지신명 속에 든 사람인지라
높아도 안되고 낮아도 안되는
우주전체 평등한 저울추인지라
청황씨 속에서 여자가 태어나고
지황씨 속에서 남자가 태어날 제
히황씨와 천황씨 둘도 아닌 한몸 이뤄
천지공사간 맞들고 번창하고 운수대통하야
천대 만대 사람의 뜻 누리라 하였을 제
여자 남자 근본은 제 안에 있는지라
사람의 뜻이 무엇인고 하니
팔만사천 사바세계 생로병사
어머니 태아 주신 융기를 나눔이라
태산의 높이를 헤아려
어머니 닦아주신 대동을 받듦이라
영락없는 동지요 영락없는 배필삼아
속았구나 하면서 속지 않고
밟혔구나 하면서 밟히지 않는
어머니 품어주신 생명을 지킴이라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고
내처 안타깝지 않은 목숨 없는
어머니 길러주신 존엄을 누림이라

2. 대장부와 아녀자로 차별짓는 그날부터


한치 앞도 못 가리는 인생유한
앞뒤 뒤죽박죽 우리 인생
불의없는 세상 어디 있으며
눈물없는 한평생이 어디 있던가
한 많은 세상살이 바람 잘 날 없다지만
진자리 마른자리 가리시는 우리 어머니
천금 같은 여손들아
만금 같은 자손들아
순리대로 따르고 천리대로 살자 할 제
여자 위에 사람 있어 천하대장부요
남자 아래 사람 있어 아녀자 소인배라
태장부와 아녀자로 차별짓는 그날부터
여자 위에 올라앉는 남정네 오장육부에
출생 당시 없었던 보따리 하나 생겨났는디

앉았다 하면 여자에게 명령하는 보따리
섰다 하면 여자에게 매질하고 약탈하는 보따리
여자 위에 올라앉아 오만 떠는 보따리
여자 아래 내려앉아 짓밟는 보따리
여자 벗겨놓고 제비뽑는 보따리
여자 울부짖음에 능청떠는 보따리
일어서는 여자에게 물 끼얹는 보따리
늠름한 여자에게 재 뿌리는 보따리
아름다운 여자 보면 침 흘리고
정 많은 여자 골라 말아먹는 보따리
채찍 휘둘러 불행을 만들고
병거의 줄로 죄를 잡아당기는 보따리

만만하면 침략하고 여차하면 투기하고
자나깨나 출세욕에 호시탐탐 파당 짓고
살인도 불사하고 전쟁폭력 당연지사
왔다 하면 칼질이요 갔다 하면 총질이라
권좌 앉는 놈이 주인이요
여자 알기 마른 명태 두들기는 채찍쯤으로
아는 놈이 천하대장부라
머리에 음모 쓰고 가슴에 술수담고
가는 곳마다 헤게모니
오는 곳마다 부정부패
있는 대로 수거하고 없는 대로 지신밟아
집뺏기 땅뺏기 밥줄뺏기 목숨뺏기
상하우열 구분 짓고 좌우귀천 조직하야
천상천하 남자독존 사생결단 살아낼 제
이게 사람인지 짐승인지 가축 사는 세상인지
밤낮이 구분없고 선악이 간 데 없으니


3. 평등없는 너희 집이 흉가가 되리라


집을 연달아 차지하고
땅을 차례로 사들이는 자들아
빈터 하나 남기지 않고 온 세상을
혼자 살 듯이 차지하는 자들아
평등없는 너희 집이 흉가가 되리라
인기척없는 집에 임종을 맞으리라
새벽부터 독한 술을 찾아 나서고
밤늦게마저 술독에 빠져 있는 자들아

변변찮은 남자하고
일평생을 살자하니
효부열녀 수절정절 현모양처 청상과부
여자 일평생에도 혹따리가 생겼구나
혈통 지키는 씨받이따리
가문 지키는 문전따리
전답 지키는 청지기따리
조상 지키는 선영따리
어른 받드는 복종따리
남편 받드는 순종따리
장자 받드는 희생따리
자손 받드는 수발따리
대소 가내 일가친척 우애따리
이웃 동기 형제지간 화목따리
가난이면 내 박복이요 부귀영화면 조상덕이라
앉으면 앉은 대로 서면 서는 대로
관청마당 돌아가고
권력마당 고개 숙여
식자우환 멀리하고
바깥세상 기피하야
바늘방석이면 올라앉고
솜방석이면 내려앉아
고생바가지 먼저 쓰고
땀바지기 들쳐 업어
벙어리 삼년 세월 듣자판
귀머거리 삼년 세월 참자판
눈멀어 삼년 세월 말자판
여자 한 몸에 이고지고 세상 시름 넘어갈 제
만석꾼인들 무엇하며 금은보화면 무엇하리
억어를 보았나 입어를 보았나
굴비구이 발라 주고 오골계탕 뼈 추리고
보약이면 달여 주고 곰탕이면 고아 주고
솜옷이면 대령하고 영주옷이면 다듬이질하고
달란 대로 준비하고 남는 대로 보관하고
육탈 덜 된 무덤같이 세상 한번 번창하니
바람막이 추위막이 재앙막이
하루가 멀다 하고 액땜 재수땜 부정땜으로
허리가 휘어지신 우리 어머니
가죽만 남으신 채 논두렁에 엎드리신 우리 어머니
하루 세끼 추스르기 발바닥에 불이 난 우리 어머니
당산나무 그늘 아래 구슬땀 훔치시며
맘에 없는 탄식으로 천하를 울리신다


4. 아가 나 죽거든 랄린 따라오나 봐라


아가 아가 며늘아가
내 말 좀 들어봐라
나 죽거든 제링 먼저 이내 가슴 열어봐라
간이 녹아 한강수요

쓸개 녹아 벽계수라
간과 쓸개 무사한가 어디 한번 꺼내 봐라
여자 평생 살림 평생 아니더냐
뒷방살림 안방살림 부엌살림 광방살림
들밭살림 허드렛살림 집안살림 바깥살림
나 죽거든 저승까지 살림 뒤따라오나 봐라

5. 남누리 북누리 사무치는 어머니여


아하 사람아
여자 일생이 무엇이며 해방이 무엇인고
후천개벽 목숨줄이 다 제구실에 들어 있는지라
여자 위에 사람 없고 여자 아래 사람 없어
앞앞이 평등세상 이루는 삶인지라
여자 남자 사람으로 평등하게 살자 할 제
남누리 북누리 사무치는 어머니여,
내치소서 내치소서
원갖 잡귀 내모소서
여자 위에 팽감 친 가부장권 독재귀신
아내 위에 가부좌 튼 군사정권 폭력귀신
며느리 위에 군림하는남편우대 상전귀신
딸들 위에 헛기침하는 아들유세 전통귀신
여손 위에 눌러앉은 부계혈통 조상귀신
천리로 방송하고 만리 밖으로 예방하소서
여자 일생 우려먹는 오적귀신
여자 일생 후려치는 억압귀신
여자 일생 피 짜내는 착취귀신
여자 일생 눈물 빼는 감옥귀신
한칼에 목을 베고 단칼에 뿌리뽑아
허허공중 잿더미로 날게 하사이다
망설임없이 주저앉아
지구끝으로 내몰아주사이다
앞도 보지 말고 뒤도 보지 말고
허허공중 잿더미로 날게 하사이다

6.억조창생 강물로 흘러가게 하사이다


그리하여 이 땅에 해방된 남녀끼리
쟁반에 물 담은 듯 화반에 꽃 담은 승
둘에서 하나로 하나에서 백으로
받들어주며 껴안아주며
기대주며 밀어주며
맺힌 고는 풀어주고
갇힌 문은 열어주고
상하좌우 귀천없이 남녀노소 우열없이
순풍에 돛달고 초원에 말 달리듯
우리 사람 한가슴 어께동무하는 세상
부끄럼타는 사람 부끄러운 성미대로
활달함 많은 사람 활달함 많은 대로
능력 있는 사람 능력 있느 대로
어리숙한 사람 어리숙한 천성대
생사고락 맞들며 윗돌 되고 아랫돌 되어
평등평화 자유민주 누려 살게 하사이다
귀한 남자 귀한 여자
차별없이 부정없이
투기없이 폭력없이
통일조국 성취하야 백두 연봉 보듬을 제
해방 여손 자손 앞앞이 북돋우사
억조창생 강물로 흘러가게 하사이다
어머니강물 윌 강물 흘러가게 하사이다
(-어 쳐라, 어머니강물 나가신다)


07.12.28/ 저녁 4시 16분 시작 -- 5시 3분 에 다 씀...
*따리 - 남의 마음을 사려고 알랑알랑하면서 비위를 맞추는 말이나 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