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째거리-통일마다
분단동이 눈물은 세계 인민의 눈물이라
1. 에미 그린 분단동이 애비 그린 분단동이
해동 조선국 통일 어머니
북방 남방 통일 어머니
동방 서방 해방 통일 어머니
해로 연사는 기사년이옵고
달로는 정월 날로는 대보름올시다
일년 삼백육십오일 중
모든 소원, 모든 축원, 모든
가슴 아픈 사연 모다놓고
휘영청 밝은 대보름 달빛 아래
천의 강 만의 강에 흐르는 달빛 모아
육천만 겨레 동포
통일염원 드립니다.
기사년 새해 벽두
천 갈래 만 갈래 흩어졌던 뜻을 모아
합심 일심으로
겨레 뜻으로 동포 뜻으로 통일축원 드립니다
혈육의 정으로 육친의 정으로 민족의 정으로
통일기원 드립니다
혼탁한 마음도 수정 같이 맑아지고
살길 없는 캄캄한 인생도
대명천디같이 밝아진다는 대보름 달빛 아래
역사의 뜻으로 민족의 뜻으로
통일염원 드립니다
답답하고 갑갑하고 막막한 분단동이
원통하고 절통한 분단동이
불쌍하고 적막한 분단동이
애비 그린 분단동이
에비 그린 분단동이
마흔네살 청맹과니 분단동이
입이 있되 말 못하고
눈이 있되 보지 못하고
귀가 있되 듣지 못하고
마흔네살 넋나간 이 분단동이
서럽고 불쌍한 분단동이 아니리까
고향산천 싸리울타리에 걸린 넋 들이고
고향산천 굽이굽이 휘날리는 혼 들여
고향 가자 고향 가자
안타깝고 애달픈 분단동이 아니리까
살았는가 하면 복대로 살지 못하는 분단동이
즉었는가 하면 제 명대로 죽지 못하는 분단동이
밤이나 낮이나
꿈에나 생시에나
일사후퇴 때 마지막 본 고향산천
죽더라도 나는 조상 선영곁에서 죽을란다
으흐흐흐 이별사 나누던 아버지
내 걱정 하지 말고 어서 먼저 떠나거라
문전옥답 농사는 어찌 할 것이냐
옷고름에 고별사 훔쳐내던 어머니
뒤에 남겨 두고 월남한 이래로
살았는가 죽었는가
목에 넘어간 것이 있는가
마음에 차는 것이 있는가
편지 한 장 띄울 수 없고
안부 한마디 전할 수 없는
마흔네살 분단동이
조브장한 가슴 속에
슬픔의 강
상처의 강
눈물의 강 천리 만리꺼정 흘러
달 뜨는 밤이면 달님 쳐다보며
달님아 부모님은 어찌 계시느냐 눈물 짓고
바람 부는 대낮이면 부는 바람 붙잡고
바람아 고향산천 여전하느냐 한숨짓는 분단동이
살아생전 제 발로 고향땅 밟아보자
한 가지 소원 실어 고향땅 밟아보자
겨레의 뜻으로 동포의 뜻으로
통일축원 드립니다
오늘이 무슨 날인고 하니
신자들은 서방정토 원왕생 꿈꾸고
생인들은 생기복덕 제맞이날 골라 하는
큰 굿 작은 굿이 아닙니다
사십사년 동안 거꾸로 가는 세월
기쁜 일인가 하면 슬픔이 먼저 오고
큰 고비 넘겼는가 하면 그리움이 먼저 와
한 시 한 순간도 제 뜻 펴고 살 수 없는 분단동이
행복을 알았는가 하면 눈물이 앞을 가려
구곡간장 절절끓는 분단동이
고향산천 떠나올 제 때 먹은 나이 그대로
멈춰버린 분단동이
시집 장가 가고 자식 여식 두었어도
부모 마음 되지 않는 분단동이
뿌리내린 곳이 고향이려니 해도
타관살이 인생이요
이웃사촌 의지가지지려니 해도
다섯살 적 쓰라림에 목메인 분단동이
탯줄 사른 땅 그리도 가고 싶어
사십사년 동안 목메인 분단동이
남전북답 너른 땅도 필요없고
고대광실 드높은 집도 필요없고
호의호식 부귀영화도 필요없습네다
다만 언제 고향땅에 씨앗 뿌려 추수할꼬
달 뜨는 타관살이
별 뜨는 객지생활 언제나 끝이 날꼬
뼛골이 으스러지도록 일하고
사지가 멍멍하도록 막일 겨워도
고향땅 밟기 전에 쓰러져선 안된다
앉아서 기다리고 서서 기다리고
자다 기다리고 꿈꾸며 기다리고
생시인 듯 꿈결인 듯
하루 이틀 일년 이년 십수년 세월
무정한 세월 다 흘렀습네다
하나를 성취해도 둘로 갈라지고
한뜻을 세워도 남북으로 나눠지고
한솥밥에 배불러도삼시세끼 시장기
앞이 캄캄하고 두 눈이 노란 세상
어머니 얼굴 한번만 보았으면
아버지 얼굴 한번만 보았으면
보고자와 보고자와 고향산천 보고자와
목메이고 가슴 죄는 분단동이
반쪽으로 살아가고
반쪽으로 생각하고
반쪽으로 지탱하는 분단동이
온몸에 시름시름 잦아드는 신병치레
마흔네살 동안 뿌리깊은 신병치레
용든 약을 먹어도 소용없고
만병통이 양약을 먹어도 소용없어
분단동이 설운 넋
원귀 잡귀 허튼 넋이 다 붙었습니다
물물마다 골골마다
대하 바다 수륙천리 허튼 넋
수만리 두만강과 압록강
청천살수 허튼 넋
명사천리 허튼 넋
거리마다 문전마다 토신마다 허튼 넋
지하명부에 허튼 넋
휴전선 걸린 데,
휴전선 넘는 데,
포탄소리 터지는 데,
아비규환 들리는 데,
비명절규 들리는 데,
이 모든 허튼 넋 다 붙었습니다
08.01.04/낮 1시 55분
2. 휴전선아 원수 같은 삼팔선아
우리 인생 토란잎에 이슬 같은
인생이 아니리까
이 불쌍하고 억울한 분단동이
원전생 팔자사주 기박한 마흔네살
어떠한 축원정인가 하옵거든
밥이 없고 옷이 없어 하는 원정이* 아닙니다
집이 없고 길이 없어 하는 원정이 아닙니다
왼갖 것 다 가져도
마흔네살 설운 가슴
마흔네살 쓰라린 가슴
이 불쌍한 분단동이 슬픈 넋
친구도 몰라주고
남편도 몰라주고
자식도 몰라주는
분단동이 아픈 넋
비 오는 날은 빗소리로 울고
바람 부는 날은 바람소리로 울고
눈 오는 날은 북풍한설로 울고
억울한 분단동이
휴전선 철조망에 갈가리 찢긴 넋
하늘에 별 떴다
분단동이 설움 떴다
분단동이 눈물 떴다
강물에 달 떴다
분단동이 넋 떴다 혼 떴다
바다에 배 떴다
분단동이 그리움 떴다
고향 떴다
휴전선아 휴전선아
원수 같은 삼팔선아
분단동이 고향 가자
산천에 흘린 눈물
바다에 띄운 눈물
오장 간장 다 절은 눈물
높은 데서 낮은 데로
주야장천 내리는 눈물
통일강 이루어
분단동이 고향 가자
해방강 이루어
분단동이 고향 가자
분단동이 꿈길 가자
분단동이 넋들아 가자
통일강물 타고 남전북답 적시러 가자
08.01.04/낮 2시 5분
*원정原情-사정을 하소연 함
3. 통일의 본이 무엇인가 하옵거든
들으소서 통일 어머니
보소서 통일 어머니
통일의 본이 무엇인가 하옵거든
작게는 육천만 우리 동포
일천만 해외 동포
한 땅 한 하늘 한 강물에
짧은 인생 정 맞대고 뜻 맞대서
집안살림
동네살림
나라살림 멋드러지게 꾸려내자는
한마음이요,
크게는 아시아와 중동과 유럽
동방 서방 북방 남방 억조창생이 다
제일세계와 제삼세계가 다
막힌 담을 헐고
갈라섰던 마음을 하나로 보듬아
한 지구 한 세계 한 우주 되찾아
세계 살림 멋드러지게 꾸려가자는 것올시다
나라 위에 나라 없고
나라 아래 나라 없는 세상
민족 위에 민족 없고
민족 아래 민족 없는 세상
합심에 일심으로 이뤄내자는 것올시다
분단동이 가슴에 뜬 슬픔
우리 가슴에 걸린 상처 아니리까
분단동이 가슴에 뜬 생이별
우리 가슴에 흐르는 아픔 아니리까
분단동이 슬픈 하늘
분단동이 어둔 하늘
통일동이 강물 위에
설설이 풀어내자는 것올시다
이제 저제 기다려도 만날 길 없는 남남북녀
길을 트고 정을 트고
분단의 벽 허물어
남전북답 너른 들에
통일동이 뛰놀게 하자는 것올시다
월남 시절에 박힌 죽음의 살도 풀고
월북 시절에 박힌 죽음의 살도 풀고
남쪽 자본 독재
북쪽 공산 독재
다 한가지로 청산하여
천금 같은 우리 동포
영원무궁 살길 찾자 이겁니다
08.01.04/낮 2시 12분
4. 압록강이 영산강과 만나듯
어허 어허
연잎 위에 구르는 이슬 같은 우리 인생
참나무에 내리는 봄비 같은 우리 인생
산 넘어 산이요
바다 건너 바다라지만
아니올세라,
가랑비 오는 곳에 이슬비 내려
이슬비 오는 곳에 소낙비 내려
소낙비 오는 곳에 작달비 내려
작달비 오는 곳에 장대비 내려
장대비 오는 곳에 주룩비 주룩주룩 내려
천 가람 통일강물 유유히 흘러갈 제
통일 어머니 강물 앞에
넘지 못할 담이 어디 있으며
합하지 못할 분단선이 어디 있으리까
남한강이 임진강 해금강과 만나듯
두만강이 만리당 낙동강과 만나듯
압록강이 영산강 백마강과 만나듯
청천강이 북한강 보성강과 만나듯
남누리 북누리 통일강물 속에
사십사년 떠돌던
분단동이 억울한 넋 달랠 길 있습니다.
반쪽 국가
반쪽 정치
반쪽 민족
반쪽 역사
반쪽 고향 하나로 얼싸안아
삼천리 개벽천지 만드는 길 있습니다
북쪽 남편과 남쪽 아내가 만나고
남쪽 아비와 북쪽 아들이 만나고
북쪽 할아버지와 남쪽 손자녀가 만나고
남족 여자와 북쪽 여자가 만나
해방조국 선포하는 길 있습니다
애닮다 우리 인생
쓸쓸하다 우리 인생
만주사변 때 태어나서
대동아 전쟁통에 유년기를 보내고
팔일오 해방 때 사춘기를 맞았다가
스물한살 청춘 때 동족상잔 육이오라
제각기 가슴 속에 총부리 겨눈 채
할아버지 무덤을 만주 벌판에 두고
아버지 무덤을 이북 산천에 둔 채
분단조국 십자라고 파산이 된 인생
육십년대 반공으로 혈육과 등돌리고
칠십년대 실사공동성명 선포 뒤
정치회담
체육회담
경제회담
국회회담
남북적십자회담
온갖 회담 열리기 그 몇번이던가요
고향산천 보고자와
앙가슴이 투닥투닥
온 마음이 조마조마
분단동이 설렘으로 밤잠을 설치고
눈물로 지샌 밤이 그 얼마이던가요
조건없이 만나련만 두 체제가 가로막고
타산없이 손잡으련만 두 이념이 가로막고
동기없이 길을 트련만 휴전선이 가로막아
불쌍하고 서러운 분단동이
겨레 양심 붙들고 목메인 분단동이
삼천리, 삼만리 바람으로 울부짖다가
청년 시절 중년 시절 무심한 세월 다 흘렀습네다
08.0104/낮/2시 24분
5. 한반도 살림은 세계 살림입니다
애닮다 분단동이
안타깝다 세계 인민
나라가 분단되고
고향이 분단되고
한 몸에 두 조국 들어앉으니
한반도는 한반도 땅이 아닙니다
인류 멸종 핵폭단 베고
세계 종말 핵발전소 보듬고
죽음의 핵공해 깔고 앉아
오십억 임종
오십억 무덥
오십억 부활 버팅기는 분단동이 한 목숨에
세계 인민 생존권 달려 있으니
이게 어디 분단동이 한평생으로 끝날 불행이니까
이게 어디 한반도 운명으로 끝날 종말입니까
분단동이 눈물은 세계 인민의 눈물이요
분단동이 슬픔은 세계 인민의 슬픔입니다
한반도가 묶일 때 세계가 묶이고
한반도가 갇힐 때 세계도 갇힙니다
한반도 분단 속에 세계 분단 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전쟁 속에 세계 전쟁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러므로
한반도 해방은 세계 인민의 해방이요
한반도 평등은 세계 인류 평등이요
한반도 평화는 세계 평화입니다
한반도 살림은 세계 살림입니다
08.01.045/ 밤 00시 48분
6. 통일강물 어머니강물 삼천리에 엄연하여
오 한반도 어머니,
오 인류 생명 어머니,
덜 폭력적인 것이
더 폭력적인 것과 만나면
더 폭력적인 거의 밥이 되고
덜 탐욕적인 것이
더 탐욕적인 것과 만나면
더 탐욕적인 것의 밥이 되고
더 선한 것이
덜 선한 것과 만나면
덜 선한 것의 밥이 되는 우리 역사
옳은 것이 한반도 기 못 펴는 우리 역사
한 몸 한 마음에 두 조국 두 하늘 뜬 뒤
산도 갈라놓고
땅도 갈라놓고
마음도 갈라놓았으나
혈육도 갈라놓고
조상도 갈라놓았으나
어머니 정도 갈라놓고
아버지 정도 갈라놓고
형제자매 우애도 갈라놓았으나
총칼로도 가를 수 없고
이념으로도 가를 수 없는 큰 강물,
겨레강물 민족강물 통일강물 도도하여
천지신명 어머니강물 삼천리에 엄연하여
그 위에 삼라만상 뿌리 생생하니,
기껏해야 칠십평생 우리 인생이라지만
억겁 만년 어머니강물 위에
겨레 통일염원 한뜻으로 어룹니다
세계 평화숙원 합심으로 어룹니다
우리 넋통일
우리 뜻통일
우리 밥통일
우리 말통일
겨레 뜻으로 동포 사랑으로 어룹니다
달루는 정월이요 날루는 대보름
아 날씨 청명하고 달 밝은 이 밤에
쓸쓸하고 곤고한 분단조국 백성들
이제야 철이 들고 귀가 열리고
두 눈 밝히 보이니,
하늘 높을 줄 모르고 갈가리 찢어진 마음 심자
땅 넓은 줄 모르고 망가진 뜻 지자
인생유한인 줄 모르고 허비한 믿을 신자 사랑 애자
구만리 흘러가서 통일산천 이루자고
어머니강물 위에 고이 실어 보냅니다
한 치 앞도 못 보는 우리 인생이거늘
노엽다 마시고
황하천년 일청으로 품어주사이다
달빛 만감한 저 강물 위에
천년 묵은 상처도 벗어 보내고
백년 묵은 설움도 풀어 보내고
삼대 묵은 이념 재앙도 벗겨 보냅니다
만고불면 억만리 쉬도는 저 강물,
우주인력이 그 안에 있고
만유통일이 그 안에 있는 어머니강물 위에
삼천리 총칼소리
대포소리
탱크소리
신음소리 한숨소리 실어 보내고
비무장지대 겹겹이 살아 있는
음모의 뿌리 어둠의 뿌리 전쟁의 뿌리
통째로 뽑아 보내고
두만강 흘린 눈물
임진강에 흘린 눈물
청천살수에 뿌린 눈물도 섞어 보내고
월남할 때 흘린 눈물
원북할 때 흘린 눈물
남과 북 갈라서서 맺힌 눈물도 거둬 보냅니다.
그리하여 가족통일 사람통일 그득할 제
넋통일 밥통일 역사통일 그득할 제
정을 터 반갑지 않는 사람 어디 있으며
손잡아 소중하지 않은 인생 어디 있으리까
가다가 만나지 않은 길이 어디 있으며
인력으로도
천력으로도 가를 수 없는 강물,
천지 동쪽에서 발원한 두만강이 내려와
한강과 몸을 석고
한겨레강물
어머니강물
서로 얼싸안고 통일주제 이루어
한반도에 열린 산천 굽이굽이 흘러갑니다
영등 이월 칼바람에는
얼음장 밑으로 흘러가고
춘삼월 꽃바람 불면
강남 제비와 동행하고
산천초목 싹이 돋으면
삼수갑산 진달래 품어 흐르고
해가 뜨면 해 뜨는 자리
달이 뜨면 달지는 자리
별이 뜨면 별 뜨는 자리
달이 뜨면 달 뜨는 자리
별이 뜨면 별 뜨는 자리
하늘비단 끌어내어
이역만리까지 품어 흐르고
민둥사 아리랭이도
막막한 길 서러움도
저 영묘한 물굽이에 실리면
향기나는 물안개
싱그러운 아침 이슬로 피어납니다.
08.0105/밤 새벽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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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풀이 - 딸들의 노래
어허 강산이야 해방강토 어엿하다
<메기는 소리>
우리 겨레 대대로 반만년 살고지고
해동 조선 금수강산이 어떠한 땅이던가
굽어지고 휘어지고
뻗어나고 우뚝 솟아
일국의 아름다움 볼거리 가득하니
빵마다 연혁의 다름이 있고
고을마다 풍속이 같지 않음이여
토산에 의식의 근원이 있음이여
<받는 소리>
어허 강산이야 통일산천 어엿하다
해동 조선 아름다운 볼거리 가득하니
<메기는 소리>
나라의 동과 서는 이천리요
나라의 남과 북은 사천리라
나라 서쪽은 압록강의 한계가 되고
나라 동쪽은 두만강이 흘러들어
금빛 물굽이에 백 개의 해가 뜬다
백두산 천지는 그 남쪽 문이 되고
말갈이 그 북쪽 문이로다
그 아래도 조선팔도가 벌어져 있는디
<받는 소리>
어허 강산이야 통일산천 어엿하다
동서남북 조선팔도가 벌어져 있는디
<메기는 소리>
홀로 으뜸 평야가 있으니
경기도요
백마강 물굽이에 석양 빛 찬란하니
충청도요
낙동강 강바람에 이화가 분분하니
경상도요
물산 곡상 풍부하고 명산대찰 수려하니
전라도요
인제 원통 굽이굽이 정선아리랑 넘어가니
강원도요
변방 북방 말발굽소리 자욱하니
함경도요
중국대륙 소련대륙 한눈에 지킴이 요새지니
황해도요
대동강 부벽루에 시객 묵객 발을 멈추니
평안도라
<받는 소리>
어허 강산이야 해방강토 어엿하다
어허 해동 조선 그 위세 당당하다
<메기는 소리>
해동 조선에 서린 기운이 어떠한 기운이던가
대저 서울이라 묘관이 웅장하다
높은 산을 베개삼아 성곽들을 쌓았고
좌우 산방 산기슭에 강이 굽이침이여
북으로는 화산을 진산으로 삼고
동과 서는 용이 서리고
범이 쭈그려 앉은 형세요
남쪽은 한강으로 금대를 삼았으며
멀리 왼쪽으로 대관령을 당기고
오른쪽에는 발해를 들렀도다
그 형세 훌륭하기 동방의 으뜸이다
진실로 산 하니 백이의 땅이로다
<받는 소리>
그 형세 훌륭하기 동방의 으뜸이다
진실로 산 하니 백이의 땅이로다
<메기는 소리>
서울에서 남쪽으로 곧은 길 난 있어
남쪽으로 남쪽으로 가까워질수록
산맥은 담백하고 그 선을 그윽하다
오호라 여기가 남도 천리길이런가
푸르른 들판에 백로 높이 날고
부드러운 바람 결이 간장을 스친다
잠들지 않는 땅에 시정이 섬짓하다
씨 뿌리고 농사 짓는 굽이굽이 마을마다
역사의 맥박이 육자배기 뿜어내니
한 틀 종자 싹이 나서
천석꾼 만석꾼 열매맺는 농사
이 어찌 하늘 땅의 조화가 아니런가
<받는 소리>
산맥은 담백하고 그 선은 그윽하다
만곡장이 추수는 하늘땅의 조화로다
<메기는 소리>
물 좋고 산 좋은 해남땅에 접어들어
사자봉에 부서지는 물보라 마주서니
깊이 모를 푸르름이 수평선에 자욱하다
높이 뜬 흰구름은 가람을 채우도다
<받는 소리>
사자봉 바윗날에 물보라 부서지고
높이 뜬 흰구름은 가람을 채우도다
<메기는 소리>
어허 강산이야 우리 강토 어엿하다
어허 강산이야 해방강토 어엿하다
<메기는 소리>
다리 놓세 다리 놓세
통이로 다리 놓세
남도 천리길에서 북도 천리길까지
있는 정성 없는 정성
튼튼하게 다듬어서
자녀만대 뻗어나갈
통일로 다리 놓세
<받는 소리>
다리 놓세 다리 놓세
통일로 다리 놓세
자녀만대 뻗어나갈
통이로 다리 놓세
<메기는 소리>
통일로 철길 타고
기차소리 장쾌하다
남도 남녘땅에서
새벽기차를 타고
사흘낮 사흘밤 북녘으로 달리니
아름다운 동해안에
눈부신 해가 뜬다
돌아서는 굽이굽이
정다운 산천이여
작은 마을이나 큰 마을이나
이웃사촌 오손도손
남녀평등 조화롭다
키 큰 미루나무 가지에서
까치소리 청랑하다
<받는 소리>
어허 강산이야 통일산천 어엿하다
이웃사촌 오손도손 남녀평등 조화롭다
<메기는 소리>
꿈에도 그리던 북녘땅 당도하니
산등성이마다 옥수수꽃 휘날리고
푸르른 감자꽃에 분단설움 역연하다
달리는 시선 끝에 우뚝 선 조국이여
광주산맥에서 금강산이 우뚝하고
태백산맥에서 설악산이 우뚝하고
마식령산맥에서 멸악산이 우뚝하고
낭림산맥에서 구월산이 우뚝하고
적유령산맥에서 묘향산이 우뚝하고
함경산맥에서 연화산 우뚝하고
마천령산맥에서 관두봉 우뚝하고
북포대산맥에서 궤산봉 우뚝하고
장백산맥에서 관모봉 우뚝하다
<받는 소리>
어허 강산이야 통일산천 어엿하다
달리는 시선 끝에 우뚝 선 조국이여
<메기는 소리>
대저 고향이란 사람의 맛이런가
어머니 잠든 땅 가슴만 미어지네
아버지 잠든 땅 억새풀삼 자욱하네
여기서 정을 트면 고향 아니 욱어지리
이제 우리 남북 동포
고향이 따로 없네
휴전선 들어내어
맺힌 사슬 풀어내리
남북잔치 남녀잔치 대대로 벌여보세
<받는 소리>
어머니 잠든 땅 가슴만 미어지네
여기서 정을 트면 고향 아니 우거지리
<메기는 소리>
달 떠온다 달 떠온다
통일산천 달 떠온다
사십오년 적막강산
통일산천 달 떠온다
<받는 소리>
가~앙~강~수~월~래~
가~앙~강~수~월~래~
<메기는 소리>
달 떠온다 달 떠온다
해방산천 달 떠온다
여자 해방염원 반만년 우거진 땅
어머니 가람 평등가람
높이곰 달 떠온다
<받는 소리>
가~앙~강~수~월~래~
가~앙~강~수~월~래~
08.01.05/ 밤 11시 50분...........................끝
굿하는 거 보았는지요.
이 시집은
처음부터 마당굿판의 실질적인 공연을 위해 필요한 대본으로
썼다고 합니다.
무당에게 자문을 받아서 썼다고는 하나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작가가 이런 글을 받아 들이고 썼다는 것도
놀라운 일입니다.
씻김굿 - 죽은 사람의 영혼을 깨끗이 씻겨서 이승에서 맺힌 원한을 풀고
극락으로 가도록 비는 굿.
보통 '진도씻김굿' 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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