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완벽히 우러나는 것은 찻잎일까 시일까 /한복순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2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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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히 우러나는 것은 찻잎일까 시일까

 

한복순

 

 

가지런한 맵시에

바람이 스며들어

 

맑은 물 닿으면

흐드러진 무질서

 

서서히 정돈된 체계

작은 우주 꺼낸 듯

 

무대회에 처음 나온

조심스런 소녀처럼

 

정중한 초대를

기다리는 두근거림

 

손모은 자그만한 포옹

숙녀로의 첫 의례

 

공기의 고요함을

흩트리지 않으면서

 

번지듯 파고들어

나긋이 깊어지는

 

찻잔 속 우러난 농담

입안에서 녹는다

 

 

 

계간시조21(2020년 가을호)

 

20211201651/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