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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이유
이우걸
바람은 바람이어서 본적本籍이 없다
본적만이 아니라 본 적도 없다
그러나 정말 바람이 없는 것은 아니가
깃발이 휘날리는 어느 경기장에서
갈대가 피어 있는 강변 기슭에서
얼굴도 없이 흔드는 바람의 손을 본다
바람은 바람이어서 본적本籍이 없지만
바람에게 고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람은 물과 같아서 닿는 곳이 고향이다
⸺계간『시조21』(2020년 가을호)
2021년 1월 20일 17시 00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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