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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면경
이종호
핸드백에 자신의 얼굴을 넣고 다닙니다
여자의 하루가 거울 속에 있습니다
여자는 자신이 사라질까 봐 거울을 자주 봅니다
궁금한 얼굴을 해석해 주는 면경을 유심히 보다가
왼쪽과 오른쪽 표정이 다르다는 걸 알았습니다
거울 속에는 충혈된 눈과 마스카라의 눈물도 있습니다
우울한 손이 거울을 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
깨지는 소리가 사람들에게 박힌듯합니다
여자 마음도 균열이 갔습니다
그녀는 거울 속의 제 얼굴을 잃었습니다
천의 눈을 갖은 거울은
천 개의 세상을 보고 싶어 쨍그랑, 깨졌을까
파편 속에서 반짝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2020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부문 당선작>
2021년 1월 22일 17시 44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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