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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백飛白
오은주
가야할 길 하나와 가고픈 길 사이에
못다 꾼 꿈이 있어 무릎 고쳐 앉으면
불현듯 돌아와 묻는 옛스승의 선문답
무뎌진 붓끝 비껴 여명이 오기까지
겨울밤 홀로 깨어 펼쳐든 원고지에
달빛이 한 획을 긋자 두 획을 지우는 바람
백 년에 백 년이 가도 꼿꼿이 걸어갈 길
멈췄다 다시 걷는 어느 초인의 손끝 따라
도도히 문장을 치며 날아가는 새 한 마리
―시집『고요의 초상』(목언예원, 2020)
<2020, 이호우·이영도시조문학상 여자 신인상 수상작품>
2021년 1월 25일 12시 44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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