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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이예진
혼자서 걸으리라 집을 잠시 떠났습니다
일어서는 햇살마다 먼 길 하나 알려주지만
예고편 영화였을까 바람의 칼, 비립니다
시린 등피보다 타는 목이 더욱 말라
간격을 좁히는 사이 서로가 멀어졌습니다
꼿꼿이 선채로 죽은 고사목과 낮달 사이
구절초 흔들리는 빈자리로 돌아와서
꺾인 가지 내려놓고 구름마저 내려놓고
나 이제 한그루 나무, 숲이 되어 돌아섭니다
<2020, 오누이시조신인상 당선작>
2021년 1월 25일 12시 38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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