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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문경새재
심강우
문경에서 나는 박달나무는 홍두깨가 되었지요
주흘산 조령산을 넘어온 구름이 보자기란들
사시장철 굽이길 다듬잇돌을 시늉하던 걸음
성황당 고개에서 비손을 하던 여인,
자드락자드락 해동갑으로 잇대던 구김살
어이 다 싸맬 수 있을까요
때까치 울고 오목눈이 직박구리 추임새에
저 멀리 조령관 넘어 수안보 지나 한강으로
신수 환한 도포자락을 언제 또 보려는지,
옷고름에 젖은 사연 낙동강 굽이마다
세제리 세제, 눈 밝은 새들의 기별도
마애비로 남아 하인의 옹심도 선비의 큰 마음도
가루를 자청한 기와 조각이 되었지요
새재에 불던 바람은 길이 되었지요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 한 줄로 꿴
오르막 내리막 패랭이 쓴 장꾼이 걷던 길
넘으면 시름이요 앉으면 푸념이라던
질경이 바랭이 억세게 핀 황톳길
가도 가도 첩첩산중 애옥살이 닮은 길
어이 다 지울 수 있을까요
새재를 넘어도 새재
새지를 못 미쳐도 새재
사람살이 천길만길 다함없는 발짝으로
문경에 가면 우리 한세상 닮은 새재가 있지요
경사를 들을 날 있다고 문경聞慶
계절이 빗장을 걸고 새들이 문지기를 서는,
새재가 있어 문경이 완성된 그런 곳이 있지요
<제1회 문경새재문학상 당선작>
2021년 1월 27일 15시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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