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문경새재 /최재영(제1회 문경새재문학상 우수상 당선작)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2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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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문경새재

 

최재영

 

 

억새풀 우거진 고갯길에 달빛이 휘황하다

조령과 주홀을 곁에 둘러앉히고

굽이굽이 넘어 온 길을 둘러보는데,

달빛을 가득 품고서야

비로소 환해지는 옛길이다

새들은 벌써 다 건너갔을까

오래된 그리움들이 폭설처럼 쏟아지고

막사발은 천년의 비경을 품고 고요하다

수백리 물길을 여는 초점(草岾)*에 이르러

새재를 넘던 옛사람을 생각한다

물굽이 시퍼렇게 일으켜 세워도

못다 이룬 꿈이었을까

아슬아슬 벼랑길 비켜가는 바람은

계곡마다 눈물꽃을 피워내느라

허기진 산기슭 한 사발은 들이켰으리

먼 후일 가슴 뜨거워진 내가 찾아와

다시 맨발로 천년을 거슬러 오르리니,

달빛이 슬어놓은 푸른 전설이

아직도 구슬픈 아리랑곡조로 흘러가는

, 문경새재

 

*초점(草岾)*: 낙동강 발원지 중 하나(태백 황지, 영주 순흥, 문경 초점)

 

 

<1회 문경새재문학상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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