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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한 사진 한 장
추프랑카
짠한 사진 한 장을 찐한 사진으로 읽고 클릭했는데
눈 껌뻑이며 화기와 연기와 어둠에 전 소방관들이 땀 냄새처럼 불어터진 늦은 저녁을 먹는다
반쯤 남은 컵라면 옆 김밥을 뭉쳤던 은박지가 불에 해체된 꿈같이 긴 목을 추스르며 뒤척이고
내 눈은 자꾸 찐한 것을 찾아 위아래 벗기고, 뒤를 앞을 다시 벗기고 샅샅이 속, 핥는데
붉은 혀 널름거리는 소리 새나오는 듯한 눈동자 아래, 검게 그을린 허기 꿈틀대는 생生의 목젖, 저 둥글게 말린 등허리들
다음 사막을 향해 길 떠날 채비를 하는 허깨비 허깨비 같은 목덜미
⸺계간『문예바다』(2020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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