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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굴장미
김수희
수많은 의병 끌고
담장을 넘어와
칼도 없이
화살도 없이
학교 가는 아이들 시선 꺾고
출근하는 아가씨 시선 꺾고
청소차 아저씨 시선도 꺾었다
지나가는 사람들 시선
모조리 꺾어놓고
음하하하!
빨갛게 웃는 홍의 장군
우리 집을 점령한
의병 무리가
낮은 포복으로 옆집 담장을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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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김수희
우리 아빠 트럭도
영서 아빠 자가용도
강우 아빠 오토바이도
하늘에서 보면
점.
작은 점.
스물네 평
우리 집도
마흔다섯 평
현우네 아파트도
하늘에서 보면
점.
까만 점.
우리 할머니
낮은 텃밭도
세정이 할머니
5층 건물도
하늘에서 보면
점.
모두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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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택배
김수희
외할머니,
달이 도착했을까요?
무사히 갔다면
아마 오늘쯤 뜰지 몰라요
오늘 밤 필리핀에 뜨는 달은
우리가 보낸 택배예요
엄마가
올려다보고 또 올려다보면서
꽁꽁 쌌거든요
보고픈 마음으로
빵빵하게 부푼 달이
우리 집 소식 화르르
쏟아놓으면
이야기들이 밤새
달빛으로 출렁이겠지요
외갓집 마당이 환하겠지요
<2018 천강문학상 아동문학부문 동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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