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빈 /서숙희(제39회 중앙시조대상)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2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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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숙희

 

 

, 하고 네 이름을 부르는 저녁이면

하루는 무인도처럼 고요히 저물고

 

내 입에 셀로판지 같은

적막이 몰리지

 

어느 날은 처마 아래 묻어둔 밤의 울음

그 울음 푸른 잎을 내미는 아침이면

 

, 너는 갓 씻을 햇살로

반듯하게 내게 오지

 

심심한 창은 종일 구름을 당겼다 밀고

더 심심한 나는 구름의 뿔을 잡았다 놓고

 

비워둔 내 시의 행간에

번지듯 빈, 너는 오지

 

 

<39회 중앙시조대상>

 

2021129일 오전 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