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구멍 /김나경(제39회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시조부문 당선작)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2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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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김나경

 

 

기둥이 풀려있는 단추를 그러안은

 

헐렁한 하품이다

배고픈 결속이다

 

열리고 닫히는 것이

지금 잠시 흔들린다

 

생명이 없는 것은 그 어둠을 알 수 없지

 

맨 처음 잠겼으니

맨 나중 풀린다는

 

입술이 어처구니없게

헛소리를 물고 있다

 

소통이나 화해 같은 말랑하고 둥근 약속

 

나가려는 너를 잡고

매달리다 떨어져도

 

한 가닥 실오라기는

변치 않을 흔적이다

 

 

<39회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시조부문 당선작>

 

2021129일 오전 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