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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의 사막
이윤훈
눈물이 사라진 곳 사막이 자라난다
풍화된 말에 덮혀 잠귀 어두운 길
눈을 뜬 붉은 점자들 혓바닥에 돋는다
금모래빛 말들이 줄을 이뤄 쌓인 언덕
전갈이 잠행하는 미끄러운 행간 속에
슬며시 꿈틀거리며 입을 벌린 구렁들
눈물샘 깊은 데서 오래 맑힌 말들
발걸음 자국마다 한 그루씩 심어놓아
파릇한 수직의 빛들 방사림을 이루고
신열 오른 말들이 아른대는 신기루 속
물 냄새 맡은 낮달 사막을 건너 간다
어디서 선인장 피나 마른 입 속 뜨겁다
<2021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2021년 1월 30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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