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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시조〉
꽃 진 자리
배경희
봄이 오는 첫 길목에 목련이 피었다
초록이 길 낼 무렵 목련은 지고 있다
한순간 면목가증面目可憎처럼 아, 하고 꽃은 졌다
몸이 먼저 말하듯 없는 병도 터지고
세상 한켠 비바람에 한때는 가고 없다
세월은 꽃 핀 자리보다 진 자리가 길다
<중앙일보 2020년 9월 초대시조>
―계간『불교문예』(2014년 여름호)
2021년 2월 2일 오후 1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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