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꽃 진 자리 /배경희(중앙일보 2020년 9월 초대시조)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2. 2.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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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시조

 

꽃 진 자리

 

배경희

 

 

봄이 오는 첫 길목에 목련이 피었다

초록이 길 낼 무렵 목련은 지고 있다

한순간 면목가증面目可憎처럼 아, 하고 꽃은 졌다

 

몸이 먼저 말하듯 없는 병도 터지고

세상 한켠 비바람에 한때는 가고 없다

세월은 꽃 핀 자리보다 진 자리가 길다

 

 

<중앙일보 20209월 초대시조>

계간불교문예(2014년 여름호)

202122일 오후 1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