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무너지는 우상 /김연동(2011 제31회 가람시조문학상 수상작)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2. 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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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우상

 

김연동

 

 

날선 시선들로 교전하는 거리 위에

짓밟혀 피 흘리는 일 일그러진 우리 우상

누리고 다지던 자리 무너지고 있나니,

댓잎처럼 푸른빛을 꿈꾸던 시간에도

진창의 풀잎 위에 찬바람 일으키고

그늘 속 시린 손마저 매섭게 뿌리쳤네

돌아보면 그리운 길, 그 푸르던 전설까지

이 시대 불문율로 몰아가는 벼랑 끝에

한 발짝 물러설 곳도 앉을 곳도 이제 없네

 

 

<2011 제31회 가람시조문학상 수상작>

202123일 오후 1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