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알 /이지엽(2012 제32회 가람시조문학상 수상작)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2. 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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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엽

 

 

물방울 한 끝이 둥굴게 팽창하다가

여릿여릿 한 쪽으로 고개를 내민다

움켜진 주먹 속 눈물

눈시울이 붉어진다

 

풀면 죄다 죄()가 될 말, 이리 많았던 게야

모두 쏟아내고 기꺼이 죽는 연어처럼

장엄한 다비의 말씀들

검은 씨앗의

별이 뜨고

 

으밀아밀 와이퍼 하나 쓰윽 지나가고

애써 끌고온 길이 일시에 지워진다

햇살에 비치는 차창

하얗게 빈

목구멍 그늘

 

호밀밭 휘파람처럼 작고 둥근 소리들이

깨끗하게 지워진 자리, 너를 다시 품고 싶다

순결한 가난의 기도가

겨울 문 앞

맑아지도록

 

 

<2012 32회 가람시조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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