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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도장 파는 골목
박성민
노인의 손끝에서 이름들이 피어난다
이름 밖 나뭇결이 깎여나는 목도장
움푹 팬 골목길 안도
제 몸 깎고 피어난다
캄캄한 음각 안에 웅크려 있는 고독
나 아닌 것들이 밀칼에 밀려날 때
촘촘한 먼지 속에서
울고 있는 내 이름
노인의 이마에서 전깃줄이 흔들리고
골목에 훅, 입김 불자 길들도 흩어진다
도장에 인주를 묻혀
붉은 해 찍는 저녁
<2013 제5회 가람시조문학신인상 수상작>
ㅡ시집 『어쩌자고 그대는 먼 곳에 떠 있는가』(시인동네, 2020)
2021년 2월 3일 1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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