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목도장 파는 골목 /박성민(2013 제5회 가람시조문학신인상 수상작)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2. 3.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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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도장 파는 골목

 

박성민

 

 

노인의 손끝에서 이름들이 피어난다

이름 밖 나뭇결이 깎여나는 목도장

움푹 팬 골목길 안도

제 몸 깎고 피어난다

 

캄캄한 음각 안에 웅크려 있는 고독

나 아닌 것들이 밀칼에 밀려날 때

촘촘한 먼지 속에서

울고 있는 내 이름

 

노인의 이마에서 전깃줄이 흔들리고

골목에 훅, 입김 불자 길들도 흩어진다

도장에 인주를 묻혀

붉은 해 찍는 저녁

 

 

<2013 5회 가람시조문학신인상 수상작>

ㅡ시집 어쩌자고 그대는 먼 곳에 떠 있는가(시인동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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