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봄날의 화해 /서일옥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2. 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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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화해

 

서일옥

 

 

보도블럭 한켠에 수선 집을 차린 사내

조금씩 상처 입은 신발들을 보살피는 곳

반 평도 되지 않는 공간

연중무휴 성업중이다

 

실밥이 터진 자리 밑창이 닳은 자리

남루를 잘라내고 희망에 살을 붙이면

그 작은 경영 속에도 한 뼘만큼의 꿈이 큰다.

 

곁방 살러 들어온 민들레꽃이 피고

한쪽 다리 절룩이는 고양이도 쉬다 가는

고객이 온돌이라는

문패 또한 정겹다.

 

 

 

ㅡ시조집병산 우체국(도서출판 고요아침,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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