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왼바라기 /임채성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2. 1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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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바라기

 

임채성

 

 

걸음 뗀 그날 이후 아버지는 말하셨지

연필과 숟가락은 꼭 오른손에 잡으라고

옳은 쪽 바른 손만이 법이고 밥이라며

 

날 때도 왼쪽부터 팔다리가 나왔던 난

외곬의 아버지 말씀 마냥 좇진 못했지

누르면 용수철처럼 튕겨지는 결기 앞에

 

그런 날 무람하게 교차로에 나서 보면

신호 없는 좌회전은 너나없이 불법인데

눈치껏 그냥돌아도 우회전은 뒤탈 없고

 

오른쪽 날개로만 날 수 있는 반쪽 나라

자오선 좌표 위에 묶여 있는 이 하루도

그른 쪽 그늘에 숨어 비익조比翼鳥를 꿈 꾸네

 

 

 

시조집왼바라기(황금알, 2018

2021219일 오전 1624분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