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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를 꿈꾸며
임채성
동살 훤한 갓밝이엔 늘 발목이 저려온다
누릴수록 군내 나는 서너 평 울안의 자유
촘촘한 쇠창살 너머
울혈 같은 해가 뜬다
뼈 바른 살코기론 주린 배 채울 수 없어
도둑괭이 울음에도 등줄기 털 곧추 선다
열꽃 핀 심방에 울리는
마사이의 북소리
왁자하니 몰려드는 가납사니 눈빛마다
수풀 가녘 에둘러 선 하아에나 비린 살내
무젖어 시큰한 콧날,
한겻 한겻 숨이 차다
언제가 돌아가리, 사바나 그 펀더기로
노숙의 달빛 받으며 밤새껏 쏘다니다
엇나간 도시의 한때
적바림하듯 포효하리
―시집『세렝게티를 꿈꾸며』(고요아침, 2011)
2021년 8월 7일 2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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