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꽃의 화법 /박권숙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7. 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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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화법

 

박권숙

 

 

꽃대가 밀어올린 외로운 등대처럼

허공에 심장부에 빛을 꽂는 봉오리는

꼭 다문 입술로 깨문 붉은 독백 한 마디

 

가슴에 북받치는 말은 다 꽃이 된다

만발한 감탄사들 방백으로 처리되면

송이째 활짝 터뜨린 홍소 끝에 괸 눈물

 

지는 꽃 후두부엔 폐가의 뒤란처럼

묵음화로 삭제된 소리의 핏방울들

난분분 다 못한 별사 씨앗으로 여문다

 

 

 

ㅡ계간시조시학(2020,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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