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읽고 -수필

월곶 포구 /조병기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9. 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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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곶 포구

 

조병기

 

 

갈매기 몇 마리 드문드문 고깃배 몇 척

갯벌에 앉아 졸고 있다

바닷물은 언제 들어올지

몇 해 전만 해도 이렇지 않았었는데

수산시장 단골집 문도 잠겨 있다

골목길 두어 바퀴 돌다가

가까스로 찾은 순대국집에서

혼자 낮술을 마신다

세상살이가 좋아졌다는데

살기가 엄청 편리해졌다는데

갈수록 낯설기만

아직도 섬 뒤에 숨어버린 바다는

돌아올 줄을 모른다

고깃배 던져버리고 가버린 그 친구

지금 어디 가 사는지

 

 

 

―월간『우리詩』(2021, 8월호 3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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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곶포구가 어디일까,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우리나라 포구도 많겠지. 어딘가 찾아보니 경기도 시흥 쪽이다. 가까이 소래포구도 있고... 소래포구는 워낙 알려져 말할 것도 없지만 수도권에서 한 발짝이라도 더 가까운 월곶포구 는 왜 이리 사람이 없을까. 비단 화자가 찾아간 날만 그랬을까.

 

  2020년 초부터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으로 세계 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쑥대밭이다. 특히 골목상권을 지키는 자영업자들의 고통이야말로 하늘을 치르고 있다. 2년이 되어가는데도 수그러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8월 여름 휴가가 끝나가고 있는 지금은 확진자 수가 2천 명을 넘어서고 있다.

 

  어떡해야 하나. 백신을 맞아도 여기저기서 돌파 감염도 나오고 도무지 어디를 가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고 불안하기만 하다. 하다못해 산을 가도 그렇다. 어쩌다 좁을 등산로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턱으로 내렸던 마스크를 얼른 올리고 뒤로 돌아서서 지나가기를 기다리거나 숨도 쉬지 않고 지나쳐야 한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 인사를 나누어야 하는데 사람이 저 멀리 보이기만 해도 피하는 이상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언제쯤 끝날까. 지난봄에는 여름까지 안 가겠지 했는데 1년이 지난 이 여름은 지난여름보다 더 비상이 걸렸다. 오늘 백신 접종자 수도 1차 48.32%, 2차는 21.63%라는데 지난해 백신 접종 안 했을 때보다 확진자 수가 더 많으니 더 문제가 아닌가.

 

  내년쯤이면 마스크 벗고 아니 마스크 벗지 않더라도 모임도 하고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을까. 그런 희망을 걸어 보지만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페루발 람다 변이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세계 보건 전문가들조차 예단을 못 하고 있다.

 

  시에서처럼 세상은 참 좋아졌는데 섬 뒤에 숨어버린 바다는 언제 돌아오고 고깃배 던져버리고 가버린 그 친구는 또 언제면 돌아올 수 있을까.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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