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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별사(別辭)
전연희
남겨둔 발자국을 그대 딛고 돌아오라
살풀이 긴 자락을 모둠발로 내린 자리
뜨거워 눈을 감으면 가슴속도 불길이다
눈물을 별빛의 씨 뿌리 속 젖는 온기
헝클린 길을 닦아 붉은 살점 뚝뚝 진다
스러져 뼈마저 녹아 빈 하늘이 고이도록
오가는 꽃잎끼리 받드는 소신공양
명치에 갇힌 돌이 이보다 가벼우리
한 무리 지는 꽃 앞에 맑게 우는 종소리
ㅡ『서정과 현실』(2021, 상반기호)
<2021 제6회 백수문학상 수상작>
2021년 10월 26일 10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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