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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거울
임성구
써래질 해놓은 논이 산 그림자 비추고요
밤이면 환한 달빛 야금야금 먹습니다
가끔은 하나님의 눈물도 다 받아먹곤 하지요
오늘은 당신 보며 나를 양껏 비춰보네요
지나간 시절들이 일제히 떠오르더니
바람이 지날 때마다 한들한들 꽃 피네요
어둠에도 진한 향기 있다는 걸 몰랐어요
오래도록 맴도는 이 따뜻한 향기에 그만,
눈물이
가당찮게 도네요
논거울 속, 별이 반짝!
<2021 제41 가람시조문학상 수상작>
―『한국동서문학』(2019, 겨울호)
2021년 11월 26일 2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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