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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연가(戀歌) 1
정호순
1,
―백운대
지난밤 비바람 몹시 불고
천둥 번개 요란했는데
아무 탈 없이 잘 있는지요
비 내리는 지지난 봄엔 진달래능선으로 올랐다가
지난가을은 단풍 고운 하루재 고갯길로 올랐다가
눈 내리는 오늘은 북한산성 대서문 골짜기로
당신을 뵈러 갑니다
풍경에 들면 풍경의 모습이 보이지 않듯
산에 들면 산의 모습을 볼 수 없어
늘 내 속에 있는 당신
당신 품에 안기면 당신이 보이질 아니하고
당신 품에 있어도 당신을 못 찾아
산을 올라도 산을 내려와도
나는 늘
당신이 그립습니다
2.
―인수봉
당신은
내게 있어
언제나
멀고 먼
당신이지요
그러나 당신이 늘 거기에 그대로 계시기에
이렇게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기쁜 일입니다
3.
―만경봉
아름다워라 만경대!
무슨 말
더 필요할까
가까이 가면 제대로 볼 수 없을까
이만치서 한 그루 소나무 되어
'그댈' 바라보고
또 바라본다네
―계간『詩하늘 102』(2021년 겨울호)
*삼각산(북한산)의 최고 높은 세 봉우리. 백운봉(白雲峰836m), 인수봉(仁壽峰810m), 만경봉(萬景峰799m) 세 봉우리가 우뚝 서서 깎아 세운 듯한 삼각(三角)과 같다 하여 이러한 이름이 붙은 것이다. 고려시대 이래 불리어온 북한산의 산 이름으로 지금까지도 북한산의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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