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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렬사 감나무
―무명 용사의 위패
정희경
안락동 충렬사에 감나무 꿋꿋하다
잎보다 더 많은 푸르뎅뎅 감을 달고
저녁답 촛대를 세워 가을불을 켜는 손
소나무 배롱나무 정돈된 고요 따라
노을의 뒤꿈치들 수문장을 깨운다
어둠을 움켜쥔 꼭지 더디 붉고 더디 지고
잎 떨군 맨 가지에 고욤의 이름으로
제 속을 다 꺼내어 씻어 놓은 달의 얼굴
새벽을 점점이 밝힌 횃불 올려 서 있다
―『시조 21』(2021,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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