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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이박이
임채성
저녁 먹던 식탁에서
나무의 결을 본다
잔잔하게 물결치다 휘돌아 여울진 곳
상처가 꽃무늬로 핀 옹이 하나 박혀있다
그 여름 태풍일까
벌목꾼 도끼였을까
나무는 다친 자리 새살 다시 돋워놓고
제 몸속 깊은 곳에다 꽃을 활짝 피웠구나
이 세상 누구인들
결대로만 살아가랴
흠집과 생채기를 서로서로 새기는 이들
내게도 밥숟갈 같은 옹이가 자라난다
ㅡ『열린시학』(2021,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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