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비단잉어 /김륭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2. 5. 17:35
728x90

비단잉어

김륭


비단잉어에게 비단을 빌려
당신에게 간다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바람은 글을 쓸 수 없어서 못다 한
인생에 피와 살을 더할 수 없고
당신은 누워 있다 요양병원 침상에 누워만 있다
떠날 수 있게 하려면 물에 젖지 않는
종이가 필요하다 나는 지금
죽어서도 뛰게 할 당신의 심장을
고민하고 있고, 당신은 아주 잠깐 동안이지만
반짝인다 비단잉어에게 빌린
비단을 들고 서 있는 나를 쳐다보고 있다
허공에 고양이 수염을 붙여 주러 온
미친 비행기인 양,
내가 낳았지만 더 이상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걱정 마, 엄마는
지금 엄마 뱃속에
있으니까

 

 

 

ㅡ시집 『나의 머랭 선생님』(시인의 일요일, 2021)

'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못을 빼고 /안명옥  (0) 2022.02.05
월간 벌레 /김륭  (0) 2022.02.05
선운사 동백꽃 /김청수  (0) 2022.02.05
데칼코마니 /이남순  (0) 2022.02.05
사물의 그림자 /이용주  (0) 2022.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