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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잉어
김륭
비단잉어에게 비단을 빌려
당신에게 간다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바람은 글을 쓸 수 없어서 못다 한
인생에 피와 살을 더할 수 없고
당신은 누워 있다 요양병원 침상에 누워만 있다
떠날 수 있게 하려면 물에 젖지 않는
종이가 필요하다 나는 지금
죽어서도 뛰게 할 당신의 심장을
고민하고 있고, 당신은 아주 잠깐 동안이지만
반짝인다 비단잉어에게 빌린
비단을 들고 서 있는 나를 쳐다보고 있다
허공에 고양이 수염을 붙여 주러 온
미친 비행기인 양,
내가 낳았지만 더 이상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걱정 마, 엄마는
지금 엄마 뱃속에
있으니까
ㅡ시집 『나의 머랭 선생님』(시인의 일요일,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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