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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웃으십시오
윤용선
무언가는 해야 할 것 같아
늘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정작은 일상의 작은 무엇 하나
제대로 챙겨 건사하질 못합니다
까맣게 잊고 지나치다가
꼭 때를 놓칩니다
어쩌면 나는
잘 길들어진 게으름이지 싶습니다
그러니 내가
딱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처럼
저 포도는 살 거야 하더라도
그냥 웃으십시오
빤한 속내까지는 들추려 마시고
그저 모르는 척 딴청이나 하십시오
그래야 나도 따라 웃으며
마냥 행복할 테니까요
―『시와소금』(2022,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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