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그냥 웃으십시오 /윤용선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5. 3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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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웃으십시오

 

윤용선

 

 

무언가는 해야 할 것 같아

늘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정작은 일상의 작은 무엇 하나

제대로 챙겨 건사하질 못합니다

까맣게 잊고 지나치다가

꼭 때를 놓칩니다

어쩌면 나는

잘 길들어진 게으름이지 싶습니다

그러니 내가

딱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처럼

저 포도는 살 거야 하더라도

그냥 웃으십시오

빤한 속내까지는 들추려 마시고

그저 모르는 척 딴청이나 하십시오

그래야 나도 따라 웃으며

마냥 행복할 테니까요

 

 

 

―『시와소금』(2022,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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