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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전윤호
우편물은 거부합니다
초인종 눌러 봤자
철문에는 사천왕이 눈을 부라립니다
요즘 폐관이 유행이라지요
모두들 동안거 중입니다
한 소식 얻은 자들이 늘어나겠네요
이 나라는 수행자들의 천국
곳곳에 토굴 파고 암자 짓습니다
지금 혀를 차는 당신도
결국은 홀로 용맹정진하다 끝나지요
부디 윤회의 굴레에 들지 않기를
오늘도 이 도시의 한구석에서
토굴 하나 발굴되었답니다
경배합시다
당신이 마스크 쓴 부처입니다
―시집 『밤은 깊고 바다로 가는 길은』(걷는사람,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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