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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임양호
반쯤 걷어 올린 종아리는
초겨울 김장 때까지 흙밭에
서 있습니다
모양 빠지고
헝클어진 머리에
아무 맛도
아무 색도 없던
어머니
꼬챙이 같던 아버지 성깔도
이유 없던 새끼들 투정도
그래서 다 담으셨는지
청빈淸貧의 선비도 아닌
백빈白貧의 흰 가난이
생의 무기였죠
―『시와소금』(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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