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너의 손금 속에는 /백이운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3. 1. 1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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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손금 속에는

 

백이운

 

 

어릴 적 놓쳐 버린 개울가 고무신 한 짝

 

세공하듯 밤을 밝힌 원고지 빈칸이며

 

젊은 날 온몸으로 듣던 비창悲愴이 새겨 있다.

 

자탄과 자아도취로 들끓던 찻주전자

 

누군가에게 보내졌을 한밤의 감사 기도와

 

때로는 스스로를 키운 진심어린 독백까지.

 

네가 살아온 길과 걸어가야 할 길

 

지금 네가 좋아하는 음악과 차와

 

잊었던 나의 울음이 헛것인 듯 새겨 있다.

 

 

 

시조집『고요의 순간들을 무엇으로 살았는가』(북치는소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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