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너의 손금 속에는
백이운
어릴 적 놓쳐 버린 개울가 고무신 한 짝
세공하듯 밤을 밝힌 원고지 빈칸이며
젊은 날 온몸으로 듣던 비창悲愴이 새겨 있다.
자탄과 자아도취로 들끓던 찻주전자
누군가에게 보내졌을 한밤의 감사 기도와
때로는 스스로를 키운 진심어린 독백까지.
네가 살아온 길과 걸어가야 할 길
지금 네가 좋아하는 음악과 차와
잊었던 나의 울음이 헛것인 듯 새겨 있다.
―시조집『고요의 순간들을 무엇으로 살았는가』(북치는소년, 2022)
'시조♠감상해 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깡통 같은 저녁 /이태정 (0) | 2023.01.16 |
---|---|
반하거나 홀리거나 ―연緣 /백이운 (0) | 2023.01.13 |
자리 /이태정 (0) | 2023.01.11 |
몸도장 /이태정 (0) | 2023.01.11 |
정인보 -자모사(慈母詞) 40수 (1) | 2023.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