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깡통 같은 저녁 /이태정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3. 1. 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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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 같은 저녁

 

이태정

 

 

파도가 싱싱한 바다를 사러 가자

유통기한 살아 있는 토막 난 바다를

노 젓는 수고 하나 없이

원터치로 만나는 밤

 

등 푸른 300g의 진공을 퍼먹으며

혼자여서 외롭지 않다는 홀로족의 고백처럼

가볍고 경쾌한 시간

달그락,

바닥 긁는 소리

 

 

 

―시조집『빈집』(책만드는 집,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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