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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사진
윤경희
가진 것 없었지만 마냥 행복했었던
자꾸만 허기지는 아득한 기억 너머
가난은 늘 부재여서 메아리도 없는 걸까
당기면 당길수록 통점으로 박여오고
세월을 역류하는 외고집의 내 그리움
한 번쯤 그 길목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다
앞개울 맨발로 선 미루나무 그늘처럼
한 지붕 함께여서 단단했던 뿌리들
다정히 나를 부른다, 아버지의 아버지가
―『시와소금』 (2022,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