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흑백 사진 /윤경희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3. 1. 26.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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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사진 

 

윤경희

 

 

가진 것 없었지만 마냥 행복했었던

 

자꾸만 허기지는 아득한 기억 너머

 

가난은 늘 부재여서 메아리도 없는 걸까

 

당기면 당길수록 통점으로 박여오고

 

세월을 역류하는 외고집의 내 그리움

 

한 번쯤 그 길목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다

 

앞개울 맨발로 선 미루나무 그늘처럼

 

한 지붕 함께여서 단단했던 뿌리들

 

다정히 나를 부른다, 아버지의 아버지가

 

 

 

―『시와소금』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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