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남명매 /이남순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3. 1. 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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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매 

 

이남순

 

 

경상남도 산청군 시천면 남명로 311

좁고 낮은 쪽문을 머리 숙여 들어서니

젖은 듯

형형한 등불

아직도 걸려있다

 

여윈 가지 꺾어지고 둥치가 틀어져도

비루한 왕업 앞에 차라리 회초리였던

눈발에

깨어난 혼령

옷띠 매고 앉았다

 

불의도 정의마저도 타산으로 공정 되는

벼슬아치 과녁으로 피 흘리던 백성의 길

앙다문

입술을 열어

상소문을 읽고 있다

 

 

 

―『시와소금』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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