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먼 길 /송기흥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3. 2. 3.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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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송기흥

 

 

어머니는 생전

종이신 신고 가는 길이

가장 먼 길이라고 되뇌셨다

 

당신은 종이신은 물론

평소 안 하시던 분칠에

분홍 립스팁까지 짙게 바르시고

그 길을 가셨지만

 

그게 고작

뒷산이다

 

다음에 만나면

놀려줘야겠다

 

 

 

―시집『햇살을 구부리다』(천년의 시작,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