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입춘立春 /송기흥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3. 2. 3.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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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立春

 

송기흥

 

 

고흥읍 오일장 입구

노점의 고무 함지에서

손바닥만 한 가자미들이

흰배를 까뒤집으며 허공으로

팔딱팔딱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스스로를 들어 올려

땅바닥으로 패대기를 쳐대는

무지막지한 놈들이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손질을 하려고 보니

아이고머니!

제 몸의 절반은 됩 직한 알 주머니 가득 찬

수천만 개의 노란 알들이

흐물흐물 흘러내리고 있었다

 

결단을 내린 어미의 심정이

거기, 있었던 것이다

 

 

 

―시집『햇살을 구부리다』(천년의 시작,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