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상강 무렵 .서성자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3. 2. 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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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강 무렵


서성자

 

 

반쯤 썩은 늙은 호박
밑을 도려냈다
서리 앉은 골을 따라
물러진 아랫도리

 

한때는
피와 살의 일로
뜨거웠을 길이 깊다

 

자궁을 들어냈다며 그녀가 웃는다
밤새 산을 굴러온 단풍물 소리로

 

몸  한쪽
흐적흐적 지우는
그믐달 눈이 붉다

 

 

<중앙일보, 2023. 1월 초대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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