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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강 무렵
서성자
반쯤 썩은 늙은 호박
밑을 도려냈다
서리 앉은 골을 따라
물러진 아랫도리
한때는
피와 살의 일로
뜨거웠을 길이 깊다
자궁을 들어냈다며 그녀가 웃는다
밤새 산을 굴러온 단풍물 소리로
몸 한쪽
흐적흐적 지우는
그믐달 눈이 붉다
<중앙일보, 2023. 1월 초대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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