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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욤나무
김정임
키 큰 고목에 닥지닥지 열렸던
작은 씨 열매
대추처럼 매달려
검붉게 영글어가는 고욤나무
작은 몸속에 씨앗을 품어
우수한 유전자를 전하기 위해
매서운 세상에 맞섰다
생명이란
한 생애를 와서 본연의 책임을 다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
텃밭을 일구어 두고 홀연히 떠나는 것
유전자로 꽉 채워 붉어질 수도 없는
고욤나무의 삶이
열정으로 터질 듯하다
―시집『바다로 간 낙타』해설(그림과책,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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