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고욤나무 /김정임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3. 2. 1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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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욤나무

 

김정임

 

 

키 큰 고목에 닥지닥지 열렸던 

작은 씨 열매

대추처럼 매달려

검붉게 영글어가는 고욤나무

 

작은 몸속에 씨앗을 품어 

우수한 유전자를 전하기 위해

매서운 세상에 맞섰다

 

생명이란

한 생애를 와서 본연의 책임을 다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

텃밭을 일구어 두고 홀연히 떠나는 것

 

유전자로 꽉 채워 붉어질 수도 없는 

고욤나무의 삶이 

열정으로 터질 듯하다

 

 

 

―시집『바다로 간 낙타』해설(그림과책,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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