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그림♠음악♠낭송 시(詩) 1728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정든 병/허수경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정든 병나민애 문학평론가 입력 2016-04-01 03:00:00 수정 2016-04-01 06:20:10 정든 병 ― 허수경(1964∼ ) 이 세상 정들 것 없어 병에 정듭니다 가엾은 등불 마음의 살들은 저리도 여려 나 그 살을 세상의 접면에 대고 몸이 상합니다 몸이 상할 때 마음은 저 혼자 버려지고 버..

이창수, 「임자도」(문정희 시배달)

이창수, 「임자도」 옻이 몸에 좋다는 말 듣고 옻닭을 먹었다 옻나무만 보아도 가려움에 시달리는 내가 한 그릇 깨끗하게 비웠다 밤새 핏자국이 맺히도록 온 몸을 긁었다 의사는 미련한 짓이라며 주사를 놓아주고 처방전을 주었다 두 달 동안 병원을 드나들어야 했다 임자도에 갔다가 옻..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아내/김광섭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아내나민애 문학평론가 입력 2016-03-25 03:00:00 수정 2016-03-25 03:02:50 기사공유 | 아내 ― 김광섭(1905∼1977) 손이 제일 더럽다면서 씻고 들어가 방 한 구석을 지키며 한 집을 세워 나가던 사람 늦이삭이지만 막 주우려는데 인술의 칼끝에 숨통이 찔렸던가 눈 뜨고 마지막..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참깨꽃들에게/권혁재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참깨꽃들에게/권혁재 참깨꽃들에게/권혁재 우리 이제 부끄러워하지 말자 더 이상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바닥으로 숙이지 말자 우리는 한낱 좁쌀만한 씨앗에도 서로를 낯 뜨겁게 붙들고 바람처럼 지나가고 비처럼 지나오기도 하였다 저 건너편 어느 밭에서는 우..

이수명, 「사과나무」(문정희 시배달)

이수명, 「사과나무」Posted by 김 태 형 on 2016-03-21 23:30:24 in 2015 문정희, 문학집배원, 시배달 | 0 댓글 이수명, 「사과나무」 아침마다 사과를 먹는다. 몸속에 사과가 쌓인다. 사과가 나를 가득 차지하면 비로소 사과는 숨진다. 사과가 숨질 때 나는 사과나무를 본다. 사과나무는 아름답다. 때..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꽃과 가시/강원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꽃과 가시/강원호 꽃과 가시/강원호 누구나 하나씩 가시를 품고 산다 가장 행복한 때라도 갑자기 눈물나게 하는 가시를 품고 산다 &lt;!-- --&gt; 누구나 하나씩 꽃을 안고 산다 가장 슬플 때라도 눈물보다 아름다운 꽃을 안고 산다 누구라도 한 병씩 눈물을 품고 산..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사랑의 빗물 환하여 나 괜찮습니다/김선우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사랑의 빗물 환하여 나 괜찮습니다나민애 문학평론가 입력 2016-03-18 03:00:00 수정 2016-03-18 05:31:35 사랑의 빗물 환하여 나 괜찮습니다 ― 김선우(1970∼ )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풀여치 있어 풀여치와 놀았습니다 분홍빛 몽돌 어여뻐 몽돌과 놀았습니다 보랏빛 자디잔 ..

봄날 ― 윤제림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봄날나민애 시인 입력 2016-03-11 03:00:00 수정 2016-03-11 05:18:56 봄날 ― 윤제림(1960∼ ) 소리 없이 쏟아지는 저 햇살 그대로 법일 수 있다면 좋겠네 꽃망울 터지는 소리에도 눈물 터지게 하는 얼음장 풀리는 소리만으로 응어리 풀리게 하는 아내의 야윈 뺨에도 화색이 돌..

[시가 있는 아침] 목련꽃 우화/한석호

[시가 있는 아침] 목련꽃 우화 [중앙일보] 입력 2016.03.14 00:30 수정 2016.03.14 01:01 | 목련꽃 우화 - 한석호(1958~ ) 내 사랑은 늘 밤하늘 혹은 사막이었다. 멈칫멈칫, 허공의 쟁반을 돌리는 나뭇가지에 흰 불덩이들 걸려 있다. 염천의 사막을 탈주한 낙타의 식욕인지 고압 호스를 들이대도 눈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