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들돌이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4. 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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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돌이

들꽃은
피어
흩어졌어라.

들풀은
들로 한 벌 가득히 자라 높았는데
뱀이 헐벗은 묵은 옷은
길 분전의 바람에 날아 돌아라.

저 봐아, 곳곳이 모든 것은
번쩍이며 살아 있어라.
두 나래 펼쳐 떨며
소리개도 높이 떴어라.

때에 이내 몸
가다가 또 다시 쉬기도 하며,
숨에 찬 내 가슴은
기쁨으로 채워져 사뭇 넘쳐라.

걸음은 다시금 또 더 앞으로……


08.02.4/ 밤 11시 35분
▷ 들돌이 : 들(野)과 돌(回)과 명사파생접사 -이의 결합형으로 산과 들을 돌며 노는 일을 뜻하는 말.
▷ 분전 : 분전(焚田). 화전(火田).
▷ 소리개 : [명] 솔개. 수릿과의 새. 몸빛은 암갈색이며 가슴에 흑색의 세로 무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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