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몹쓸 꿈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4. 3.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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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쓸 꿈

 

 

봄 새벽의 몹쓸 꿈
깨고 나면!
우짖는 까막소리, 놀라는 소리,
너희들은 눈에 무엇이 보이느냐.


봄철의 좋은 새벽, 풀이슬 맺혔어라.
불지어다, 세월(歲月)은 도무지 편안(便安)한데,
두새없는 저 까마귀, 새들게 우짖는 저 까치야,
나의 흉(凶)한 꿈 보이느냐?


고요히 또 봄바람은 봄의 빈 들을 지나가며,
이윽고 동산에서는 꽃잎들이 흩어질 때,
말 들어라, 애틋한 이 여자(女子)야, 사랑의 때문에는
모두다 사나운 조짐(兆朕)인 듯, 가슴을 뒤노아라.

 

 


▷ 까막까치 : [명] 오작(烏鵲) 즉 까마귀와 까치를 아우르는 말, 혹은 '까만 까치'를 뜻하는 말로 볼 수 있다.
▷ 두새없는 : '두서없는'이 변한 말로, '이랬다 저랬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의 뜻이다.
▷ 새들게 : 혼자 지껄이는. 들떠서 혼자 까불거리는.
▷ 애틋한 : [형] 애틋하다. 애가 타는 듯 하다. 아쉽고 은근하고 안타깝다.
▷ 뒤노아라 : 안정되지 않고 흔들리는.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새들게/새되다 - 목소리가 높고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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