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실제(失題)(1)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4. 2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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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失題)(1)


동무들 보십시오 해가 집니다
해지고 오늘날은 가노랍니다
웃옷을 잽시빨리 입으십시오
우리도 산(山)마루로 올라갑시다

동무들 보십시오 해가 집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빛이 납니다
이제는 주춤주춤 어둡습니다
예서 더 저문 때를 밤이랍니다

동무들 보십시오 밤이 옵니다
박쥐가 발부리에 일어납니다
두 눈을 인제 그만 감으십시오
우리도 골짜리고 내려갑시다


▷ 잽시빨리 : [부] '재빨리'라는 뜻의 평안도 방언. 매우 날쌔게.
▷ 산(山)마루 : 산등성이의 가장 높은 곳.
▷ 예서 : [부] 여기서. 이곳으로부터.
▷ 발부리 : [명] 발끝의 뾰족한 부분. 족첨(足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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