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검둥이 소년/블레이크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6. 11.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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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낭만주의 풍토편


검둥이 소년/블레이크

 

 

어머니는 남쪽 나라 황야에서 나를 낳았다.
그래서 나는 까맣다, 허나 오오 내 혼은 하얗다.
영국 어린이는 천사와 같이 하얗구나.
하지만 나는 까맣다, 마치 빛을 본 일이 없는 듯이.


어머니는 나를 그늘에서 가르쳐 주었었지.
아침 서늘한 때에 자리에 앉아
나를 무릎에 올려 놓고 입 맞추며
동쪽을 가리키면서 말씀하셨다―


"떠오르는 태양을 보라, 저기 하느님이 계신다.
하느님은 빛을 주시고 또 열을 주신다.
때문에 꽃도 나무도 짐승도 인간도 모두
아침에는 위로를, 낮에는 기쁨을 느낄 수 있지.


우리는 땅 위에서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산단다.
사랑의 빛을 견딜 수가 있게 말이지.
이 새까만 몸둥이, 햇볕에 탄 얼굴은
구름이란다, 그림자를 만드는 숲과 같은 것.


왜냐하면 우리의 혼이 더위에 견딜 수 있게 되었을 적에
구름은 사라지기 때문이지, 그리고 하느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숲 속에서 나오너라 귀여운 꼬마야.'"


어머니는 이렇게 말하며 내게 키스하였다.
때문에 나는 영국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말하지―
내가 검은 구름에서, 너는 흰 구름에서 빠져 나와
하느님의 텐트 주위에서 어린 양처럼 기뻐할 때


나는 네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림자가 되어
하느님 무릎에 기대어 즐겁게 놀 수 있게 하마.
그리고 나는 일어서서 네 노란 머리칼을 만지며
나도 너도 다른 것은 없다, 나는 너를 사랑하리라.

 

 

  인간은 평등하고 만인은 모두 사랑의 세상에 살아야 한다는 블레이크의 인도주의적 사상을 잘 드러내고 있다. 흑인에 대한 인종 차별이 오늘날에도 문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이 시가 시사해 주는 바는 적지 않다고 하겠다.

  "내 영혼은 희다" 고 흑인 소년으로 하여금 말하게 하는 것도 감명 깊은 바 있다. "내가 검은 구름에서 너는 흰 구름에서 빠져 나와" 라고 하는 것은 인종 차별의 편견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사랑의 빛은 견딘다" 고 하는 것은 사랑의 가르침을 몸에 지녀 자기자신도 사랑에 넘치는 자가 됨을 말한다.<책에서 인용>

 

-시선집 『世界의 名詩』김희보 편저
2010-05-31 / 아침 6시 4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