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소나무야 소나무야/오순택
―청령포
강원도 첩첩산중
소나기 재 넘어
단종 만나러 갔습니다.
바람도 너무 멀어 돌아가고
달님도 너무 무서워
자주 오지 못한 곳.
강이 가둬 두고 있는
청령포에 갔습니다.
열일곱 어린 나이에
죄도 없이 유배되어
사람 보고프면 돌 한 쌓고
또 보고프면 또한 쌓았는가.
그리움은 돌탑이 되어 있었습니다.
―소나무야 소나무야
너는 알고 있겠지.
5백여 년 전
너의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든
슬픈 눈빛의 소년을
너는 보았겠지.
하늘 만큼 키가 큰
관음송은
오늘도 청령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솔숲에 몸을 묻고 있던
새 한 마리
슬픈 피리 소리를 내며
강을 건너가고 있었습니다.
-사진 동시집『그곳에 가면 느낌표가 있다』(아동문예, 2007)
2010-12월-31 / 금요일, 오전 09시 02분
*단종: 조선 6대 임금. 문종의 아들.
*청령포: 단종이 1456년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유배된 곳.
(강원도 영월군 남면 소재) 앞으로는 남한강이 흐르고 뒤쪽으로는 병풍처럼 충암절벽이 둘러쳐진 지형으로 소나무가 우거져 있다.
*관음송: 청령포에 있는 소나무. 6백년의 나이를 먹었다고 한다.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6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 수상작>/곽해룡 (0) | 2011.02.12 |
---|---|
봄/곽해룡 (0) | 2011.02.12 |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오순택 (0) | 2010.12.28 |
서울에 온 돌하르방/오순택 (0) | 2010.12.18 |
새는 꽃 빛깔로 울고/오순택 (0) | 2010.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