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너무나 짧을 가을 길 / 박훈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2. 10. 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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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짧을 가을 길


박훈

 


― ㄷ
단풍잎들이
겨울 앞에서
빨간 수기(手旗)를 흔든다
닫히지 않는 문 앞에서


― ㅅ
늦가을은 너무 낡은 관악기
'ㅅ' 소리만 낸다
매달린 몇 잎 스스스 소리를 내고
손에 쥔 가랑잎
사각사각 부서진다.

 

 

 

(『서울 지하철 시』. 4호선 수유역)
2012-10-07 일요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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