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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설 / 함민복 - 발가락 / 신천희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9. 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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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설


함민복

 


손가락이 열 개인 것은
어머니 뱃속에서 몇 달 은혜 입나 기억하려는
태아의 노력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시집『우울氏 一日』(세계사,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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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


신천희

 


발가락이 왜 연 갠지 아니
아기가 엄마 배 속에 열 달 동안 살면서
한 달 두 달 세다가 중간에 까먹을까 봐
석 달 넉 달 다섯 달 손가락을 꼽으며 세다가
때맞춰 나오라고 손가락을 열 개로 만들어 놓았지
셈할 때 써먹지는 못하지만
누구는 열 개 주고
누구는 여덟 개만 줄 수 없어서
공평하게 발가락도 열 개로 만들어 준 거야

 

 


―엄마 아빠와 함게 읽는 동시『그림자는 착하다』(하나의 책,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