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성선설
함민복
손가락이 열 개인 것은
어머니 뱃속에서 몇 달 은혜 입나 기억하려는
태아의 노력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시집『우울氏 一日』(세계사, 1990)
--------------------
발가락
신천희
발가락이 왜 연 갠지 아니
아기가 엄마 배 속에 열 달 동안 살면서
한 달 두 달 세다가 중간에 까먹을까 봐
석 달 넉 달 다섯 달 손가락을 꼽으며 세다가
때맞춰 나오라고 손가락을 열 개로 만들어 놓았지
셈할 때 써먹지는 못하지만
누구는 열 개 주고
누구는 여덟 개만 줄 수 없어서
공평하게 발가락도 열 개로 만들어 준 거야
―엄마 아빠와 함게 읽는 동시『그림자는 착하다』(하나의 책, 2013)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 > 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 간다 / 나희덕 - 꽃피는 날 전화를 하겠다고 했지요 / 김규리 (0) | 2013.09.03 |
---|---|
9월 / 헤르만 헤세 - 9월 / 엄원태 - 9월 / 고영민 - 9월과 구월들 / 김미정 (0) | 2013.09.03 |
이기철 - 청산행(靑山行) / 멱라의 길 1 /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1 / 유리에 묻는다 (0) | 2013.08.29 |
멱라의 길 1 이기철 (0) | 2013.08.29 |
정현종 - 사물의 꿈1 ―나무의 꿈 / 천둥을 기리는 노래 / 이슬 / 세상의 나무들 (0) | 2013.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