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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나무 / 박남준 - 화살나무 / 손택수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11. 1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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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나무


박남준

 


그리움이란 저렇게 제 몸의 살을 낱낱이 찢어

갈기 세운 채 달려가고 싶은 것이다

그대의 품 안 붉은 과녁을 향해 꽂혀 들고 싶은 것이다

화살나무,

온몸이 화살이 되었으나 움직일 수 없는 나무가 있다

 

 

 

―시집『적막』(창비, 2005)
―일간『박후기의 울림이 있는 시 한 편 105』(용인신문. 2012년 10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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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나무

 

손택수

 

 

언뜻 내민 촉들은 바깥을 향해

기세 좋게 뻗어가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제 살을 관통하여, 자신을 명중시키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모여들고 있는 가지들


자신의 몸 속에 과녁을 갖고 산다

살아갈수록 중심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는 동심원, 나이테를 품고 산다

가장 먼 목표물은 언제나 내 안에 있었으니


어디로도 날아가지 못하는, 시윗줄처럼

팽팽하게 당겨진 산길 위에서

 

 

 

―시집『호랑이 발자국』(창작과비평사,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