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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나태주
아직도 그 전화번호를 쓰고 있었다
아직도 그 번지수에 살고 있었다
봄이 온다고 해서 울컥 치미는 마음
부둥켜안고 전화를 걸었을 때
물먹은 목소리는 아직도 스무 살 서른 같은데
어느새 쉰 살 나이를 넘겼다고 했다
아직도 김지연의 바이올린
'기차는 여덟 시에 떠나네'를
들으며 산다고 했다.
ㅡ시집 『세상을 껴안다』(지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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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사정
유안진
32년 만의 귀국이라
혹시나 하고 걸었는데
아직도 거기 사셔?
35년예요, 웃음이 대답했다
휴대전화가 아직도 016―이래!
구닥다리요 옹고집예요!?
목줄기의 울대가 울리려다 만다
인연 끊길까 봐.
ㅡ월간『유심』(201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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